“파이팅!”
지난 11.28일 입교 첫날, 교육원에 작지만 힘찬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목발과 휠체어 등에 힘겹게 의지한 채, 교육생들이 오른손을 들어 구호를 외쳤다. 그렇게 3주간의 중증 장애인 특채자과정의 장도가 시작되었다. 장애인 공무원 채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중증 장애인이 공직에 진출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정부는 2008년부터 중증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시작하였고,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매년 이들의 공직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올해는 총16명이 교육에 참여하였다.

✜ 대상 : 제4기 장애인 특채 합격자 16명
✜ 기간 : 3주 (2011.11.28.-12.16)

교육생 중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 여성가장이자 전신마비로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재활 치료로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차별을 극복한 김지숙(여・37세)씨와, 소방관으로 재직할 당시 화재진압 중 건물붕괴로 팔을 다친 후 손가락이 마비되는 장애를 극복하고 시험에 합격한 최고령 합격자 김재동(남・48세)씨도 포함되어 있다. 교육생들 모두 장애와 역경을 딛고 공무원 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만큼 자부심과 열의가 대단했다. 이들이 앓고 있는 장애는 다양하지만, ‘열심히 배워 좋은 공무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은 모두 한마음이었다. 수업 중 이들이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과 의욕적인 참여태도, 사회적 약자로서 경험했던 것을 정책으로 풀어놓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에 겸허함을 느꼈다.

 

 

교육은 중증 장애인들의 공직생활 적응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고취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부처에 배치 받은 이후, 바로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보고서 작성법, 예산・법제・회계실무 과목이 편성되었다. 교육 전반에 ‘강의+토론+사례연구’ 방식을 활용하여 문제해결 중심의 직무수행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공직관・국가관을 깨닫게 하기 위해 입교 첫날 현충원 참배를 하고, 청와대 방문의 기회도 가졌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자랑스러운 ‘선배공무원과의 대화’를 통해 공직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장래 계획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시간도 가졌다.

 

 

 

공무원으로서의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적어보라는 데 대해, 누군가가 ‘사회의 작은 목소리를 담아 국가를 변화시킴’이라는 푯말에 내걸어, 보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교육생 자치회장을 맡은 김재동(남・48세)씨는 “무엇보다 실무능력을 배워가고 싶다.”면서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에서 느낀 민원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고령 합격자인 그는 “승진욕심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비장애 공무원들이 동정이 아닌 똑같은 동료로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과정을 돌이켜 보면 생각나는 두 글자가 있다. 바로 “희망”이다. 16명의 교육생과 3주간 교육과정을 함께하며, ‘나도 과거에 이들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희망하며 노력 했었던가’라는 의문과 함께 숙연함을 느꼈다. 이들의 바램처럼, 공직사회 내부에서부터 점차 편견을 버리고, 중증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역량을 인정받지 못하던 우리 사회가 조금씩 꿈틀거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번 과정이 ‘올해의 최고의 교육과정’ 이라고 스스로 자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