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는 우리 교육원에는 너무나 친숙하고 가까운 나라이다. 1981년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수상이 ‘Look East Policy’를 주창한 이후 ’84년에 말레이시아정부의 요청으로 우리교육원에서 처음으로「말레이시아 고위공무원과정」을 개설한 이래 2011년말까지 총 62기에 걸쳐 1,218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기 때문이다. 1984년 말레이시아공무원과정을 처음 시작할 때는 교육대상자가 매년 30명이었으나, 현재는 교육과정에 대한 말레이시아 공무원사회의 반응과 엄청난 한류의 영향 등에 따라 1년에 60명을 대상으로 과정을 운영하는데도 평균 경쟁률이 10대1 이상일 정도로 대단한 인기가 있다.

윤은기 원장의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은 한국의 빠른 국가발전 동력에 대한 생각과 경험 공유, 중공교의 말레이시아공무원 교육과정 확대 및 HRD분야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말레이시아 쪽의 요청에 부응하고, 그동안 말레이시아과정을 수료한 연수생들과의 ‘말레이시아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준비되었다. 11.16일 7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에서부터 우리는 예상치 못한 수료생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을 수 있었다. 이날 만난 이용준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는 한류와 COTI 교육과정에 수료한 공무원들 덕에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현지의 분위기가 아주 우호적임을 이야기 해주며, 앞으로도 우리 COTI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 있어 정부차원의 더욱 활발한 교류를 기대한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다음날인 아침, 우리는 Tan Sri Samsudin Putrajaya공사 CEO(Putrajaya 특별시장, 전 말레이시아내각장관)를 만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 부처가 대부분 모여 있는 Putrajaya 신도시로 향했다. Tan Sri Samsudin Putrajaya공사 CEO는 '86년도에 우리원 말레이시아공무원 교육과정을 수료하였으며, 교육을 수료한지 25년이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COTI(중공교)를 기억하고, 말레이시아 방문일정을 협의 중이던 우리에게 직접 원장님을 초청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Putrajaya 공사 CEO는 내각장관(행정부 총괄직)으로 근무할 당시 COTI와 한국에서의 경험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고 했고, 우리가 미리 준비해간 ’86년 당시 Tan Sri Samsudin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물했을 때는 ‘항상 찾고 싶었던 모습인데 드디어 찾게 되었다’며 무척 반가워했다. 그는 앞으로도 말레이시아과정과 수료생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약속했다.

 

이후 방문한 인사행정처(Public Service Department)의 Tan Sri Abu Bakar처장은 자국 공무원의 해외연수 중, 우리 COTI 연수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을 지속, 확대해 주길 희망하였다. 이 자리에서 윤은기 원장과 인사행정처장은 2012년부터는 전자정부, 인사·예산 등 특정한 전문분야를 주제로 하여 매년 맞춤형과정을 추가 운영할 것을 약속함과 아울러 교육효과 확산 및 수료생 사후관리 차원에서 2012년부터 우리원에서 국립행정연수원을 방문하여 수료생과 현지 고급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운영할 것을 제안하여 다음날 방문 예정인 국립행정연수원에서 더욱 심도 있는 토의를 하기로 하였다.

이후 인사행정처장의 권유로 Razak School of Government를 방문하였다. 이 연수원은 2010년 현 Dato' Sri Mohd. Najib 말레이시아 수상이 급변하는 국제화시대에 ‘국가개발비전 2020’ 실현을 위한 리더양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이곳은 말레이시아 공무원 리더십역량강화, 정책개발능력 제고 및 민·관 또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인사·재정분야 고위 인사들이 운영위원회의 주요직책을 맡고 있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주요 교육과정인 리더십포럼 (나집 현 수상, 마하티르 전 수상, 싱가포르 부수상 등 저명인사를 초빙하여 진행)과 Action Learning을 활용한 Leadership개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공분야에 있어 글로벌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11월18일 아침 식사를 일찍 마치고 호텔을 떠나 특강이 예정되어 있는 국립행정연수원(INTAN)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만난 Dr. Aminuddin 원장과는 이미 HRD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약 1시간 30분가량 향후 양 기관간 교류협력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또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공무원교육에 대한 노력과 지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잠시 후 강의장에 들어서자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의에 참가한 말레이시아 공무원들 중 COTI 수료생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워낙에 많이 봐온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이어서 그런지 그 밖의 참석자들도 모두 친구 같고 형제 같이 보였다.

특강 첫부분에 미리 준비해간 제62기 말레이시아공무원과정(10.31~11.11운영) 동영상을 상영하자 강의장 내에서 한국에 와보지 못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웃음과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중에 수료생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Jealousy와 I want to be in COTI's EDP (부럽다와 한국의 말레이시아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라는 표현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동영상 상영이 끝난 후 “한국발전의 원동력: 교육과 스피드의 힘”를 주제로 윤은기 원장의 특강이 이어지자 강의실에는 진지한 눈길과 빠르게 움직이는 메모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강의 중간 우리의 발전사례를 이야기 할 때는 웃음과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또한 ‘교육은 운명을 바꾼다’는 대목에서는 교육생들의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윤은기 원장은 금년에 동방정책 30주년을 맞이한 마하티르 전 수상의 선견력과 통찰력에 대해 치하하며, 앞으로도 양국이 국가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또 다른 국가들에게 나누자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를 하자 강의실 내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말레이시아에서의 마지막날인 11월19일에는 수료생들과 동창회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호텔에서 출발할 때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행사장으로 가는 내심 ‘비가 오는데 많은 분들이 참석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행사장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료생들이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우리는 ‘COTI 말레이시아 수료생 동창회’를 정식으로 결성하는 선포식을 갖고, Tan Sri Samsudin Putrajaya공사 사장을 초대회장으로 선임하였다. 그 후, 수료생들이 돌아가며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COTI를 돌이키는 추억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수료생들 대부분이 당시 우리 중공교 교직원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안부를 전해준 것 또한 놀라웠다.

 

아쉬워하는 수료생들을 뒤로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짧지만 즐겁고 보람있는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무리하고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길에는 말레이시아의 장대비가 유난히도 상큼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귀국길에 오른 비행기에서는 내년에 만나게 될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며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정책한류의 밑그림을 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