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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 현장을 찾아서

Column | 지역명소 탐방

제18회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 현장을 찾아서

「제18회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가 지난 5월 25일 금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일원에서 3일간 개최되었다. ‘천년의 농다리, 가슴에 담다’를 슬로건으로 한 이 축제는 옥천의 지용제, 단양의 온달문화축제 등과 더불어 ‘2018 충청북도 지정축제’ 6개 중 하나로, 3일의 축제 기간 중 총 5만명 이상이 다녀간 충북지역의 전도 유망한 축제 중 하나이다.
상당 기간 원내 게시판에 걸려있던 축제 안내 포스터.
우리원 직원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 이상은 봤음직 하다.
‘농’과 ‘다리’가 결합했다? 본격적으로 축제 현장을 탐방하기 전에 먼저 ‘농다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두 지점을 연결하는 다리라는 건 알겠는데 이름만 봐서는 선뜻 연상이 잘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농’자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일치된 의견은 없는 듯하다.

그럼 과연 이 농다리는 어떻게 생겼느냐. 직관적으로 보기만 해도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크고 작은 자연 그 상태의 돌을 이어서 만든 이 다리가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주로 배를 교통수단으로 하여 강과 하천을 건넜던 우리의 역사에서 많은 노동력을 동원하여 다리를 놓았다는 것을 보면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이러한 돌다리가 100미터 가까이 이어져있다.
이 농다리는 자그마치 대략 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다리이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농다리는 지난 1976년 충청북도 지방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었다. 오랜 시간을 견뎌오는 동안 일부 유실된 부분도 있었지만, 고증을 통해 기록에 전해오는 모양으로 지역단체가 힘을 모아서 최근 복원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다리의 역사에서 이 정도로 오래된 다리가 있을까 하는 검색 본능을 자극하는 다리라 할 수 있겠다.

축제는 25일 저녁 개막식 팡파르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시작되었다. 필자는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26일에 찾았는데 마침 상여다리건너기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다소 이색적일 수도 있는 상여다리건너기 프로그램은 농다리 인근의 구곡리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되는데 본 축제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다리를 건너본 사람은 이 퍼포먼스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상여다리건너기 행사가 종료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다리를 건너볼 수 있었다. 다리를 처음 건너본 사람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다리 틈 사이로 몰아치는 물살이 생각보다 거세다는 것과 다리를 잇는 상판이 좁다는 것이다 (성인 한 명이 지나갈 정도).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차례대로 기다렸다가 건너야 하기에 100미터 가까이 되는 다리를 건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칸 한칸 발걸음을 옮겨가면서 변화무쌍한 물살의 풍경을 두루 살피며 다리를 건너보면 좋을 것 같았다.
‘농다리’의 ‘농’자는 ‘용’자가 시간을 거치며 변화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축제 시즌과 같이 사람이 많을 경우 어린 자녀를 동반하여 다리를 건널 때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다리를 건너면서 왼쪽을 보면 유유히 카누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이 깊지 않고 물결이 잔잔하여 초심자도,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 배에 올라 웃음이 만연한 여유를 만끽하며 노를 젓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다리를 건너게 되면 접하게 되는 곳이 ‘미르숲’이다. 때이른 더위에 축제 현장을 둘러보랴, 다리 건너랴 지쳐 있던 상태에서 시원하게 우거진 숲을 만나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숲 속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힐링의 기분을 지속하고 싶었지만, 필자와 동행한 5살 3살배기 아이들에게 달려드는 친숙하지 못한 온갖 벌레들이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중앙무대에서는 계속 축하공연을 이어가며, 축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로 하여금 심심하거나 지루할 틈이 없도록 했다. 이날은 모둠북, 경기민요, 국악 비보이, 판소리 마당놀이 등이 계속 이어졌는데 TV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라이브로 관람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중간마다 밸리댄스 공연과 색소폰 연주를 섞어 넣어 우리나라의 전통 소재 공연 일변도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공연 프로그램을 색다르게 환기시켜줬다는 점에서 주최 측의 세심함과 꼼꼼함이 돋보였다.
가족 단위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참여·체험 프로그램이 많긴 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 축제의 프로그램이 여타 축제의 프로그램들과 다소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실 이 점은 어느 지역축제 현장을 가도 마찬가지인데, 부스를 둘러보며 ‘아 저건 꼭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농다리 축제만의 특색이 반영된 참여·체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거나 기존의 프로그램에 약간의 수정과 변형을 가하여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운영한다면 축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보다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다리모형만들기와 같은 특화된 프로그램을 추가·보완하면 더욱 알찬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충청 권역을 지나가다 보면 독특한 생김새로 한번쯤 눈길을 끌어봤을 법한 충북 진천의 자랑인 농다리. 때마침 축제가 있어 찾아 둘러보긴 했지만, 축제 시즌이 아닌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와서 여유롭게 천천히 둘러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충북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우리원 직원들이 인근에 가볍게 가볼 만한 곳을 찾고 있다면 주저할 것 없이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천 년의 역사가 담긴 돌다리를 한번 밟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 국가인재원 기획협력과 엄광효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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